관광산업 폭발적 성장, 역사·문화 파괴까지 낳았다
입력 2013-09-05 17:28
여행을 팝니다/엘리자베스 베커(명랑한지성·2만5000원)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여행과 관광이 한 국가의 문화와 환경 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주목했다. 어디로 갈지, 떠난 다음 무엇을 할지에 관해서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있지만 세계 최대의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 자체를 다룬 책은 드물다. 저자는 5년 동안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관광산업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파헤쳤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보자.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도시는 부유한 호텔과 상점들이 장악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그로 인해 지역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역사를 관광에 팔아버린 것이다. ‘세계 관광의 허브’ ‘쇼핑 천국’으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인권 유린에 가까운 노동력 착취를 바탕으로 발전한 도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반면 낭만적인 예술의 나라 프랑스는 자국의 문화와 삶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국가 정책으로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로 각광받는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동·식물 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코스타리카는 자국의 개성을 극대화한 생태관광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역사와 문화가 존중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유영훈 옮김.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