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구별 짓기 전략 펴는 엘리트 지역 주민들의 욕망
입력 2013-09-05 17:28
9·12: 9·11 이후 뉴욕 엘리트들의 도시재개발 전쟁/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글항아리·1만9000원)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지구에서 10차선 도로를 건너면 배터리 파크 시티(Battery Park city)가 있다. 1960년대 ‘배터리 파크 시티 개발 프로젝트’로 설계된 이곳은 저소득층을 위해 고안됐던 본래 취지가 변질돼 상위계층의 거처, 소위 ‘엘리트 지역’이 됐다.
저자는 9·11 이후 이 엘리트 지역민들의 ‘거주지 지키기 전략’을 관찰했다. 이들의 속내는 9·11을 기억하자는 데엔 동의하지만 한적함과 편의를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것. 이 때문에 자신들의 공간에 기념비가 세워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오히려 추모객을 운송하는 버스차고지를 유치해 외부인의 왕래를 막으려 한다. 원치 않는 시설을 최소화하려 전략적으로 혐오시설을 유치하려는 행동, 딤비(DIMBY·Definitely in My Backyard) 현상이다.
배터리 파크 시티는 9·11 이전에도 글로벌 자본주의의 요새였다. 지역민이 아니면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에다 감시 초소도 곳곳에 있었다. 미국의 떠오르는 도시 사회학자인 저자가 9·11 이후 애도와 지역 회복 문제 앞에서도 ‘계층 구별 짓기’ 전략을 펴는 이 지역 주민들의 욕망을 분석한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