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강제 구인] 위태롭던 이석기, 결국 정치적 사망선고
입력 2013-09-04 22:43 수정 2013-09-04 23:33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4일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로 사실상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화려하게 입성했으나 영광은 잠깐이었고 끊임없는 논란 한가운데에 있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여의도에 입성할 때까지만 해도 무명의 정치신인에 가까웠다. 그러나 진보당의 경선 부정사태 이후 그가 당내 ‘막후 실력자’, ‘민족해방(NL)계의 핵심’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는 경기동부연합의 조직적 개입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이 문제로 지난해 9월 진보당에서 정의당이 떨어져나갔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 의원의 발언은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는 비례경선 부정으로 시끄럽던 지난해 6월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우리나라에는 법으로 정한 국가가 없다”며 이같이 말해 종북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 의원이 의정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거의 유일한 사례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미국 CIA 근무 경력을 폭로한 것이다. 논란 끝에 결국 김 후보자가 사퇴하자 이 의원은 “‘미국에 좋은 것이면 한국에도 좋다’는 ‘친미 근성’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얼마나 뿌리내렸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사필귀정”이라고 논평했다.
위태롭게 의정활동을 이어가던 이 의원은 결국 국정원의 내란음모 수사로 결정타를 맞게 됐다. 사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상당 기간 금배지를 유지할 수 있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은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