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만나교회, 미자립교회에 1년여째 월 100만원·전도 프로그램 지원… “광야에서 만나를 얻은 듯∼”

입력 2013-09-04 18:30 수정 2013-09-04 20:45


2003년부터 인천의 한 복지관 강당을 빌려 주일예배를 드리던 글로벌패밀리교회는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다. 2∼3년간 한국에서 돈을 벌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가난한 외국인근로자와 이주여성 성도가 대부분이라 교회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대형교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교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은 드물다. 대개 10만∼30만원씩 선교비를 지원하는 수준인 데다 재정 지원 이후 자립에 성공했는지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일에 소홀한 탓이다.

경기도 분당 만나교회의 만나미션플랜(MMP)은 자립 의지가 높은 미자립교회를 집중적으로 돕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MMP는 미자립교회 지원이 ‘시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쏟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회 문을 닫을 뻔했던 글로벌패밀리교회는 MMP의 도움으로 지난해 9월 새 예배당을 마련했다. 만나교회 성도들은 이후에도 교회 살림이 어려운 이 교회를 꾸준히 찾아가 제자훈련을 도왔고 지난 7월에는 여름성경학교를 열 수 있도록 지원했다. 권행운 글로벌패밀리교회 목사는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MMP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만나교회는 지난해 2월 전국의 미자립교회 148곳의 지원신청을 받아 여러 차례 회의와 현장 방문 등을 거쳐 글로벌패밀리교회 등 지원교회 11곳을 선정했다.

심사는 만나교회 국내선교부 목사와 평신도 임원 등 10명이 맡았다. 심사 기준은 교회의 자립 가능성과 의지, MMP 프로그램으로 실제 도울 부분이 있는지 등이었다. 지난해 4월부터 교회 11곳에 매달 100만원씩 지원했고 목회코칭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또 만나교회 성도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팀과 찬양대가 이들 교회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전도 활동을 도왔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MMP 1기 지원을 마치려고 했으나 추가 도움을 요청하는 교회가 있고 아직 자립하기 어려운 교회도 많아 올해 말까지 지원을 연장했다. 세종시의 상가건물에 있는 세종우리교회 양성승 목사는 “아직 자립을 하지는 못했지만 만나교회 청년들이 아동센터에서 어린이들을 섬기고 일일 선교팀이 전도를 지원해 줘 큰 힘이 됐다”고 했다.

MMP 2기 지원 신청은 오는 30일까지 만나교회 인터넷 홈페이지(manna.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재정 지원을 하는 교회 12곳과 목회 및 전도 등의 프로그램만 지원하는 교회 4곳 등 16곳을 선정한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조금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MMP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지원 대상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4일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