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격 찬성이냐… 반대냐… 美 공화 대선주자들 시험대

입력 2013-09-04 18:2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시리아 군사제재 동의안 승인을 요청함에 따라 공화당의 예비 대선주자들이 시험대에 올랐다.

AP통신은 2016년 대선출마를 고려하는 공화당의 잠룡들이 시리아 군사 공격에 대한 찬반 견해를 밝혀야 하는 껄끄러운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시리아 군사개입 반대를 가장 명확히 밝힌 공화당 내 대선후보는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이다. 국가개입의 축소를 주장하는 공화당 내 리버테리언(자유지상주의) 분파의 대표주자인 폴 의원은 3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시리아 긴급 청문회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폴 의원은 “의회에서 시리아 군사제재 동의안이 부결된다면 미국은 더 이상 대시리아 공격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라”고 케리 장관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군사공격의 결정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이며, 나로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할지 알 수 없다”고 맞받았다.

또 다른 대선 예비후보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소극적인 시리아 사태 대응을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제재 결의안에 찬성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공화당 잠룡들이 제재안에 찬성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편에 섰다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여기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피로감이 강한 ‘고립주의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군사 공격을 반대할 경우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화학무기 사용을 용인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선거전략 참모였던 스티브 시미트는 “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시리아 정책과 관련, 장기적으로 오바마와 한 배를 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