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유치원의 배짱… “신용카드 안 받아”

입력 2013-09-04 18:21

일부 사립 유치원의 경우 학비가 대학 등록금에 맞먹고 있지만 대다수 유치원은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받아 4일 공개한 ‘2013년 시·도별 사립 유치원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사립 유치원 4061곳 중 신용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은 20.1%인 816곳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는 2009년 8.6%에서 2010년 11.9%, 2011년 15.4%, 2012년 18.7%으로 매년 늘어났지만, 일부 시·도는 오히려 설치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은 8.2%에서 8.0%, 경기도는 20.9%에서 20.8%, 충남은 11.5%에서 11.3%, 제주는 13.6%에서 9.1%로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14.2%에서 14.4%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고 고액 유치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남지역(강남·서초구)은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율이 2012년 12.8%에서 2013년 12.5%로 0.3% 포인트 떨어졌다. 중부지역(용산·종로·중구)은 35개 유치원 중 설치된 곳이 단 1곳도 없었다.

교육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전국 사립 유치원의 원비 현황’에 따르면 사립 유치원비는 전국 평균 연 245만원에 달하고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은 연간 비용이 1200만원을 넘어섰음에도 여전히 유치원은 신용카드 받기를 꺼리고 있는 셈이다.

안 의원은 “정부는 수수료 지원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신용카드 결제 여부를 유치원 평가에 반영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