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 접수] 기준 無, 자료 無… 마감 3일 앞둔 수험생들 ‘대혼란
입력 2013-09-05 02:58
“이번에 영어B형이 6등급 나왔는데 A형을 다시 풀어보니 3등급으로 올라가더라고요. 수능 때는 A형을 봐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서울 강북 A고교 3학년 수험생)
“어제 가채점을 하고 담임선생님과 학원선생님께 성적표를 보여드렸는데 ‘선택형 수능이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오늘부터 수시모집 시작인데 혼란스러워요.” (서울 강남 B고교 수험생)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 처음 선택형 수능을 봐야 하는 수험생들이 ‘쉬운 A형’과 ‘가산점 B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9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아보지도 못한 채 가채점 결과만으로 A·B형 시험을 최종 선택해야 하는데다, 4일부터 시작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대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일 역시 6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선택형 수능인데 수험생들이 ‘선택’을 망설이고 있다”며 “올해 수험생들에겐 4일부터 6일까지가 ‘대혼란의 3일’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장 혼란스러운 이들은 ‘영어A형으로의 갈아타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영어B형 중하위권 수험생들. 이번 9월 모의평가 영어B형이 지난해 수능보다도 어렵게 출제된 데 비해 A형은 비교적 쉽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영어의 난이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 망설이던 중위권 학생 상당수가 A형으로 옮기려고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중앙학원에서 모의평가 가채점 직후 집계한 갈아타기 수험생은 32%에 달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영어B형 수험생들이 A형으로 갈아탈 경우 3∼4등급 정도 상승한다”며 “이 같은 ‘등급상승효과’를 노린 B형 수험생들이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역시 “현재 영어B형 수험생들 중 30∼35%가 A형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수험생들이 모의평가 점수만으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는 수준인지 가늠을 못하고 있다. B형에서 A형으로 빠져나가는 인원만큼 B형 내부에서 등급하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3일 치러진 모의평가는 아직 채점이 이뤄지지 않아 표준점수나 백분위 등 ‘서열’ 정보는 전혀 알 수 없다.
정보가 부족한 수험생들이 사교육업체 홈페이지로 대거 몰려들자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임 대표는 “모의평가가 끝난 3일 밤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됐다.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