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강제 구인] 지지자들 환호… 李 웃으며 본회의장 입장
입력 2013-09-04 18:13 수정 2013-09-04 22:29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연신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지자자 300여명의 환호를 받으며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본회의 시작 30분 전인 4일 오후 2시30분쯤 국회 본청 앞 계단에 이 의원이 등장하자 진보당 당원들은 민족투사를 맞이하는 듯 “이석기! 이석기!” “사랑합니다” “힘내십시오” 등을 연호했다. 흡사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곳곳에선 ‘체포동의안 결사반대’ ‘내란음모조작 국정원 해체’라는 문장이 적힌 피켓이 보였다.
이 의원은 이정희 대표와 오병윤 원내대표, 김재연·김미희·이상규·김선동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동지 여러분을 보니 뭉클하다. 저는 이 싸움은 우리가 이겼다고 본다”며 “사랑과 의리로 뭉친 통합진보당을 막을 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힘들더라도 웃으면서 함께 가자. 다시 뵙겠다”고 했다. 당원들은 이 의원 발언 중간 중간에 “옳소” “맞습니다”를 외쳤고 말이 끝나자마자 박수가 터졌다.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역사의 한 장면을 남기려는 듯 카메라 세례도 이어졌다. 10분여간 머문 이 의원은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면서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지지자들은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에 반발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국회 주변은 하루 종일 긴장감이 맴돌았다. 경찰은 진보당 지지자들이 국회에 진입할 경우 본회의장 점거 등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차단했다. 국회 주변에 38개 중대 2600여명을 배치하고 살수차까지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정문을 비롯한 출입문 곳곳에 경찰이 대거 배치됐으며 외벽에는 아예 경찰 차량으로 차벽이 설치됐다. 진입 차량과 탑승자에 대해 일일이 신원확인을 했고, 일반 방문차량의 통행은 금지시켰다.
체포동의안의 신속한 처리를 원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등에서 나온 200여명은 국회 정문 앞에서 구호를 외쳤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