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G20-신흥국 가교역할… ‘세일즈 외교’ 본격화
입력 2013-09-04 17:59 수정 2013-09-04 22:46
박근혜 대통령에게 5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작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데뷔 무대다. 7일 동남아 국가 중 처음 방문하는 베트남은 박 대통령이 하반기를 시작하며 던진 ‘세일즈 외교’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여성 대통령의 첫 다자외교 데뷔=박 대통령은 올 초부터 이어진 북한발(發) 한반도 안보위기 속에서도 차분하면서도 원칙 있는 대응으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5월 미국 방문과 6월 중국 방문을 통해서는 ‘G2(세계 2강)’ 정상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에는 세계 주요국 정상이 다 모인 자리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4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의 기능 부활에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경제·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상당한 호응을 받았지만 현재는 기능이 많이 약화됐다. 박 대통령은 G20의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대한민국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본 세션 기간에 두 차례 연설을 한다. 첫날인 5일 ‘성장과 세계경제’ 세션에서 연설을 한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함께 참여한 G20이 위상과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회원국 간 정책 공조가 필요하며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자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의 출구전략 가시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 타개책도 언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날인 6일 ‘일자리 창출과 투자’ 세션에서는 일종의 기조발제인 ‘선도발언(Lead Speech)’을 통해 새 정부의 4대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에 대해 설파한다. 이 연설은 개최국인 러시아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본격화되는 ‘세일즈 외교’=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러시아와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정상들과 개별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각종 회의석상에서 하반기 국정운영 화두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고 세일즈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번 연쇄 양자 정상회담은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경제 구상에 따라 의제 대부분이 경제·통상 분야로 채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두 여성 지도자가 만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대기업 위주에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협력 성장으로 방점을 이동시키고 있는 한국의 경제발전 전략으로 봤을 때 독일이 모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목이 쏠린다.
러시아 일정을 소화한 뒤 박 대통령은 곧바로 7일 베트남으로 향해 정상회담뿐 아니라 우리 진출기업 현장도 둘러본다. 역시 화두는 세일즈 외교다. 양국 기업인과 베트남 지방 성(省) 당서기 등까지 만날 예정이다. 우리 기업의 활동 지원과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에 초점이 맞춰진 행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