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와의 역사전쟁”-“반민주와 독재 미화”… 여야, 이번엔 역사교과서 놓고 대립

입력 2013-09-04 18:00


국회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의혹 사건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이념 성향을 놓고 ‘역사전쟁’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교과서 논란을 ‘좌파와의 역사전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반(反)민주,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가 심의를 통과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최근 당내 지지세(勢)를 결집 중인 김 의원은 4일 자신이 주도하는 ‘근현대사 연구교실’ 첫 회의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었다. 그는 인사말에서 “(좌편향 교과서가) 자랑스러운 역사를 못난 역사로 비하한다”며 “오늘 시작하는 역사교실에서 역사를 바로잡는 방안을 모색해 좌파와의 역사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국론이 분열돼 나라가 어지러워지고 국민들의 마음과 정신이 어지러워져 ‘이석기 사태’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며 내란음모 의혹과 교과서 문제를 연결지었다.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도 ‘한국사 교과서 서술의 기본적 태도’라는 강연에서 “애국가와 태극기를 부정하며 내란을 모의하는 행위가 의원 중에서 자행되는 것을 볼 때 역사 교육을 더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교실은 새누리당 국회의원 100명과 당원협의회위원장 19명 등 총 119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단숨에 당내 최대 모임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현역의원 60여명이 이날 ‘눈도장’을 찍기 위해 참석함에 따라 차기 당권주자로서 김 의원의 위력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뉴라이트 성향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현대사학회 출신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역사 교과서를 거론하며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화하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하한 반민주·독재 미화 교과서, 친일 인사의 반민족 행위를 축소 기술한 반민족·친일 찬양 교과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오류와 편향덩어리로 지적하는 엉터리 교과서가 어떻게 검정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는지 수수께끼”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