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프로젝트’ ‘뫼비우스’ ‘바람이 분다’ 문제작 3편 9월 5일 동시 개봉

입력 2013-09-04 17:17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 세 편이 5일 나란히 관객을 찾는다.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 정지영 감독이 제작한 ‘천안함 프로젝트’,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이 분다’가 그것이다. 이들 영화는 각각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 일본 사회에서의 역사 인식 등이 논란이 되며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의 ‘뫼비우스’는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한국 작품으로는 유일하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올해 베니스에 초청된 151편 중 꼭 봐야 할 영화 톱 10’으로 꼽기도 했다. 김 감독은 최근 간담회에서 이 영화에 대해 ‘욕망을 거세당한 가족의 치명적 몸부림’이라고 정의했다. 한 가족의 초상을 통해 인간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뫼비우스’는 대사가 한마디도 없는 무언극이다. 영화의 주제나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사가 없는 게 좋다는 감독의 판단 때문이다. ‘나쁜 남자’ 이후 11년 만에 김 감독과 재회한 조재현, ‘범죄소년’으로 지난해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은 서영주, 그리고 신인 이은우가 나온다. 당초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으나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하고 90분 분량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상영된다.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이라는 정부 발표에 대한 여러 의혹을 정리한 작품.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담은 ‘부러진 화살’, 고문을 통해 폭력의 역사를 돌아봤던 ‘남영동1985’ 등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정 감독이 기획·제작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천안함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다시 파헤친다. 75분 분량의 영화는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해 온 백승우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강신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12세 관람가.

‘바람이 분다’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가미카제’ 공격에 쓰인 것으로 유명한 전투기 ‘제로센’의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의 꿈과 연애담을 다룬 작품. 이 영화는 주인공이 만든 전투기가 일본 군국주의의 도구로 쓰인데 대한 비판적 인식이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70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전체관람가.

우려와 논란 속에 개봉하는 세 영화가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