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수건을 벗은 얼굴로
입력 2013-09-04 17:15
고린도후서 3장 12~18절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경남 합천 황매산 모산재에 다녀왔습니다. 출발할 때는 비바람이 매우 심했는데 산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고, 오로지 구름만 오가고 있었습니다. 곧 구름이 산 전체를 덮어버리면서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산인지 분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내 바람을 보내셔서 그 구름을 멀리 흩어 버리시니 자연이 그대로 드러나는 풍경이 세 시간 동안 계속됐습니다. 저는 그날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구름과 바람을 보며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벗겨 주시면 다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조금만 도와주시니 구름이 다 물러가고 깨끗한 자연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을 볼 수 있듯이 우리 인생의 구름 같은 상황도 하나님께서 조금만 도와주시면 깨끗하게 벗겨질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의 영안을 가린 먹구름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본문에서는 그것을‘수건’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를 덮고 있는 수건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본문에는 세 가지 수건이 우리를 덮고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 수건은 ‘모세’라는 수건입니다. 민수기 12장에 보면 하나님은 모세에 대해 ‘온유하기가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십계명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은 위대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라는 수건 때문에 예수님을 볼 수 없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차지하셔야 하는 자리를 다른 것이 차지하고 있으면 그것이 수건이 되어 예수님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주님을 바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을 분별해내야 합니다. 걷어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이스라엘 백성은 ‘구약’이라는 수건을 덮어쓰고 있습니다. 구약 성경이 말하는 것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요한복음 5장 39절에는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음에도 구약성경을 여전히 구약 시대의 사고방식으로만 읽으면 내 눈을 가리는 수건이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는 ‘나’라는 수건을 쓰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내 위주로 생각하고 보려 하는 것입니다. ‘나’라는 수건은 욕심, 곧 세상의 정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한1서 2장 15∼16절에는 “이 세상 정욕은 하나님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고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라고 나와 있습니다. ‘나’라는 수건도 결국 벗겨지고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수건들은 내 힘으로 벗겨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의지하고 그 앞에 서면 모든 수건이 벗겨집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나쁜 습관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이 만져 주시면 모든 수건이 벗겨지고 놀라운 주님이 주신 은혜의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을 찾는 모든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은혜를 주실 것이고, 답답한 수건을 벗겨 주실 겁니다. 예수님 덕분에 우리를 가리고 있는 수건이 벗겨지고 세상의 속박에서 자유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김철봉 목사(부산 사직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