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가장들에 매월 장학금 후원, 어려운 이웃 위해 ‘이사봉사’ 잉꼬부부
입력 2013-09-03 19:18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요. 이들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창원시 가음동에서 13년째 이사박사 홈㈜를 운영하는 박영래(54·사진 왼쪽)·심소향(48) 부부는 3일 오전 일찍부터 분주했다. 한 저소득층 집의 이사를 지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부부는 필요한 가구와 생활용품을 챙기고 반찬까지 준비해 서둘러 길을 나섰다.
박씨의 수첩에는 지원가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박씨 부부는 2010년부터 창원시와 연계해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 70가구에 무료 이사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 부부는 2000년 이삿짐센터 개업 이후 수집한 세탁기와 장롱 등 중고가구들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박씨는 이외에도 2011년부터 매월 둘째 주 수요일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60여명에게 자장면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사회복지센터를 통해 결연한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매월 12만원씩 장학후원도 한다. 박씨 부부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보건복지부(행복나눔) 장관상을 수상했다.
박씨 부부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1997년 사업에 실패해 두 아이와 단칸방에서 사글세 생활을 했다. 박씨는 이삿짐센터에 나갔고, 아내 심씨는 식당일을 했다. 이삿짐센터 주인은 3년째 되던 해 이 성실한 부부에게 사다리차를 사주면서 희망과 용기를 북돋웠다.
“어려울 때를 잊지 않는 것이 행복의 비결 같습니다. 나눌수록 행복은 커집니다.” 고락을 함께해 온 이 잉꼬부부는 서로 웃는 모습까지 닮았다.
창원=글·사진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