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司正 해결사’ 왕치산 떴다… 부패척결 작업 설계자, 인터넷 제보 사이트 개통
입력 2013-09-03 18:27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정 칼날이 예사롭지 않다. 그가 지난해 11월 18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에 오른 뒤 지금까지 추진해 온 부패 척결은 1976년 문화대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정치국 상무위원)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가 시 주석 밑에서 사정 작업을 총설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왕치산이 18차 당 대회를 거쳐 중기위 서기로 뽑혔을 당시 이미 새 지도부가 역대 어느 때보다 광범위한 사정 작업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2003년 베이징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창궐하자 베이징 시장으로 발탁돼 특유의 결단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부총리로 있으면서 무난히 헤쳐 나가는 등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신화통신은 그가 중기위 서기가 된 뒤 “왕치산, 그라면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에게는 ‘초특급 소방수’라는 별명 외에 ‘포청천’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보태졌다.
그런 그가 2일 중기위 감찰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직자 부패 제보 코너를 개통시켰다. 일반 국민들이 이를 통해 손쉽게 부패 공무원을 고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부패 척결 작업이 2단계로 접어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기위 감찰부 초기 화면에서 ‘제보를 원합니다’라는 ‘배너’를 누르면 관할 성·시별로 제보하도록 구분된 화면이 뜬다. 제보는 실명 또는 익명 모두 가능하도록 돼 있다. 제보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중기위가 직접 인터넷 비리 접수에 나선 것은 지난해 적발된 부패 사례 중 일반 국민의 제보를 통해 단서를 파악한 경우가 전체의 41.8%나 됐기 때문이다.
중기위는 최고의 당 감찰기구로 감찰부 내에 10개의 조사팀(기율검사감찰실)을 두고 있다. 이 중 4개 팀은 중앙기관과 국유 기업을, 나머지 6개 팀은 각각 화북, 화동, 동북, 중남, 서남, 서북지방을 나눠 맡고 있다.
한편 신화통신은 3일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국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국자위) 장제민 주임이 현직에서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저우융캉 전 정법위원회 서기의 심복으로 알려진 그는 2600만 위안(약 46억원) 이상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