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RO 조직원, 北 공작원 상시 접선”… 공안당국 정황 포착

입력 2013-09-03 18:20 수정 2013-09-03 18:22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총책인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핵심 조직원들이 북한이 침투시킨 공작원과 상시적으로 접선한 정황이 공안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RO와 북한의 연계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3일 공안 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RO와 북측 간 연락책 역할을 한 A씨의 존재를 파악하고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1∼2년간 동태를 감시했다. A씨는 경기도 수원에 거점을 두고 활동했으며, 국정원은 탈북자로 위장한 남파간첩으로 의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지난달 갑자기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이 의원보다 A씨를 더 중요한 인물로 판단하고 면밀히 ‘관찰’해 왔다”고 말했다.

공안 당국은 RO와 북한의 대남 공작 조직이 연계된 단서를 이미 다수 확보했다. RO 조직원 6∼7명이 2011년 이후 최소 두 차례 중국을 거쳐 밀입북했으며, 일행 중에는 고정간첩도 섞여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핵심 인물들이 미국과 중국의 연락책을 경유하는 해외 이메일을 통해 ‘전시(戰時) 행동요령’ ‘유사시 북한 잠수함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것도 파악했으며, 이들이 실제 접촉한 지메일 계정 30∼40개도 확인해 분석 중이다. 국정원은 법원에 관련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면서 “교신 내용이 최종적으로 북한 당국자에게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국회에 제출한 이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도 “RO가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연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적었다. RO의 뿌리로 지목된 ‘민혁당’이 북한 대외연락부(현 225국)의 지령에 따라 결성됐고, 이후에도 남파간첩의 지도검열을 받았던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 사건의 제보자 역시 “RO 상부 조직은 틀림없이 북한과 연계돼 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이 의원이 민혁당 사건 이후 10년간 RO 총책으로 있었던 만큼 북측과 접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시 루트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로 입증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동욱 검찰총장은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전복하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용도 있을 수 없다”고 지시했다.

지호일 노용택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