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살해’ 사모님 남편 영남제분 회장 구속…출두 때 ‘밀가루 세례’ 봉변

입력 2013-09-03 17:58 수정 2013-09-04 01:46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석우)는 3일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 주범 윤길자(68·여)씨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혐의(허위진단서 작성, 배임수재 등)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박모(54) 교수를 구속했다. 허위진단서 발급 대가로 박 교수에게 돈을 건넨 윤씨 남편 류모(66) 영남제분 회장도 배임증재 등 혐의로 구속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서부지법 오성우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박 교수가 협진의로부터 의학적 소견을 받아 윤씨 최종 진단서를 작성할 때 임의로 변경 또는 과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박 교수는 법원에 출두하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5분 뒤 법원에 나타난 류 회장은 법정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한 남성이 던진 밀가루를 뒤집어썼다. 밀가루를 뿌린 인터넷 카페 ‘안티 영남제분’ 운영자 정모(40)씨는 “사법부가 제대로 심판하지 못할까봐 국민의 마음을 담은 밀가루를 던졌다”며 “밀가루로 흥한 기업, 밀가루로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덤덤한 반응을 보였고, 정씨는 법원 직원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