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선심성 해외교류 하면서 국제화는 빈약
입력 2013-09-02 18:41
광주시의 선심성 국제교류는 늘고 있으나 도시 국제화는 ‘외화내빈’에 그치고 있다.
시는 2일 “동남아시아 10개국 문화부 장관들이 6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제1회 한국-동남아시아 문화장관 회의’를 개최한다”면서 “민선 5기 이후 ‘국제도시’의 위상이 확산됐다”고 자평했다.
시는 2011년 10월 의장 자격으로 세계 100여개 도시의 시장 등이 참석한 ‘도시환경협약(UEA) 광주정상회의’를 여는 등 각종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상황이다. 시는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와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도 ‘세계 속의 광주’를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세금 낭비 사례가 생기고 있다. 2010년 10월 강운태 광주시장이 취임 후 첫 해외출장에 나선 미국 샌안토니오시가 대표적이다. 시는 1982년부터 자매결연 중인 이 도시에 모 건설회사 회장이 사비 8억원을 들여 조선시대 대표적 정원인 소쇄원을 본 딴 ‘광주의 정자’를 지어 기증하는 데 조경사업비를 지원했다. 7억원을 편성했다가 시의회 예산심의에서 절반 정도가 깎였다.
시는 당시 샌안토니오시가 답례 차원에서 2011년까지 미국 상징물을 광주 도심에 건립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년이 된 지금까지 상징물은 세워지지 않고 있다. 샌안토니오시 간부들이 2011년 광주를 다녀갔고, 강 시장도 지난 7월 인카네이트대학(UIW)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이 도시를 다시 방문했으나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
실질적인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해외도시와의 자매결연도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3년여 간 중국 5개 도시와 일본 3개 도시, 말레이시아 2개 도시 등 22개 도시와 우호협력·교류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2002년 일본 센다이시 이후 자매결연 도시는 한 곳도 없다. 서울 22개, 부산 23개, 인천 18개, 대전 11개, 대구와 울산이 각각 8개 도시와 자매결연 중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 관계자는 “형식적 자매결연보다는 실속을 추구하는 교류에 집중하고 있다”며 “샌안토니오시의 광주 도심 내 상징물 건립도 올해 안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