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요구서 제출] 이석기가 판단한 3월 한반도 정세는…

입력 2013-09-02 18:18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5월 10일과 12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수련원, 서울 합정동 종교시설에서 언급한 ‘3월 정세’는 이른바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 위협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북한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 높게 군사적 도발 위협을 이어가 한반도 안보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 의원이 당시에 ‘전쟁 임박’, ‘혁명의 결정적 시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이 바탕이 됐다. 체포동의요구서에 따르면 이 의원은 3월 상황에 대해 “2013년도에 한반도 정세는 우리가 그간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역사를 맞고 있고, 조선반도의 현 정세는 혁명과 반혁명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 “조선반도는 미국의 세계질서 근본을 약화시키고 미 중심의 패권주의인 제국을 무너뜨리는 세계 혁명의 중심 무대”라고도 했다.

실제 3월 한반도 정세는 북한이 남북 불가침 선언 폐기 등을 주장하는 등 최악이었다. 북한은 3월 5일 ‘정전협정 백지화(인민군 최고사령부 성명)’ 위협, 7일 ‘제2의 조선전쟁(외무성 대변인 성명)’ 등을 주장했다. 8일에는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판문점 연락채널 단절(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이 이어졌다.

11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 ‘키리졸브’ 연습 시작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백령도 타격임무 부대 시찰(12일), 연평도·백령도 포사격훈련 지도(14일)에 나섰다. 또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등이 ‘야전 포병군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26일)’ ‘남북관계 전시상황 돌입(30일)’ 등을 잇따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5월을 기점으로 남측을 향해 대화 공세에 나서면서 이 의원의 상황 인식은 명백한 오판으로 드러났다. 불과 두 달 만에 바뀐 정세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