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요구서 제출] ‘월미도’ 영화 보여주며 “전쟁나면 우리가 먼저 죽는다”
입력 2013-09-02 18:18 수정 2013-09-02 22:35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RO’ 조직이 130여명 조직원을 결집시킨 수단 중 하나는 ‘공포’였던 것으로 보인다. 조직원들에게 “전쟁이 나면 (남한 정부에 의해) 우리가 가장 먼저 죽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대목이 이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등장한다.
지난 3월 이 의원은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지역책들에게 ‘세포결의대회’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홍 부위원장은 다음달 5일 수원시 매탄동의 한 사무실에서 세포결의대회를 열어 조직원들과 북한 영화 ‘월미도’를 시청했다. 북한이 1982년 제작한 ‘월미도’는 6·25전쟁 당시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에 맞서 월미도를 사수하다 전멸한 북한군 중대를 다뤘다.
홍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무사나 정보기관에 적색분자 리스트 3만, 5만명이 있다고 한다. 리스트에 있는 사람은 예전에 유대인 잡아가듯 잡아가 고립시킬 것이고 죽일 수도 있다”며 “(월미도) 영화에서 목숨을 다 내놓고 결의하듯 지금도 비상하게 자기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닥치면 독일 나치 정권이 유대인에게 했듯 남한 정부가 자신들과 같은 세력을 학살할 거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의원도 지난 30일 기자회견에서 “강연(5월 RO 조직 회합)에 모인 사람은 전쟁에서 가장 먼저 희생자가 될지도 모를 진보당 열성 당원들”이라고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