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재판 시대’ 회귀?… 주요인사 언론에 범죄고백 성행
						입력 2013-09-02 18:10  
					
				재판을 앞두고 있는 중국 국내외 인사가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 범죄사실을 고백해 사법절차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소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TV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범죄를 자백하는 관행이 있는 중국에서 비중 있는 인사가 직접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 때문에 통신은 재판 절차 이전에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는 것은 ‘마오쩌둥(毛澤東)식 인민재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회·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자주했던 중국계 미국인 벤처 투자자인 찰스 쉐는 지난달 29일 CCTV에 출연해 중국에서 매춘한 사실을 고백했다. 그가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왜 출연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로이터통신 아시아 및 중동 특파원을 역임한 뒤 홍콩에서 컨설팅회사를 세운 피터 험프리도 지난주 CCTV에 출연했다. 사적인 정보를 거래한 혐의로 기소된 그는 때때로 사업을 하면서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부패혐의로 조사받은 영국계 다국적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한 중국인 경영진도 지난 7월 CCTV에 출연해 약값을 올리기 위해 GSK가 의사와 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고백했다.
올 초부터 효력이 발생한 중국 형사소송법은 유죄를 자백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재판에 앞서 자백을 강요받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사법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임스 짐머만 변호사는 “구속 상태인 피의자에게 언론이 자백을 강요하는 것은 정치적 편의주의로 사법적 판단에 앞선 예단을 만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