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신흥국 성장 둔화, 금융시스템 최대 리스크”
입력 2013-09-02 17:49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성장 둔화 우려가 한국에서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최고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은 ‘시스템적 리스크 조사’를 한 결과 전문가들이 국내 금융시스템의 5대 핵심리스크로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78%), 미국 양적완화 축소(77%), 가계부채문제(71%), 기업 신용위험 증가(46%), 주택가격 하락(44%)을 꼽았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국내 금융기관 경영전략 및 리스크 담당 부서장, 펀드매니저 등 74명과 해외 자산운용사 한국투자 담당자 1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스템적 리스크란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 주가 등 각종 변수가 요동치면서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실물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 3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중기 리스크로 발생 확률이 가장 높고 영향력도 큰 것은 중국 등 신흥국 성장둔화로 지목됐다. 하지만 1년 이내의 단기 리스크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5대 리스크 중 영향력이 가장 클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월 조사 때 5대 핵심 리스크로 꼽힌 위험 요인 중 가계부채 문제, 기업 신용위험 증가, 주택가격 하락 등 3개는 이번에도 포함됐으나 환율 갈등과 유로지역 위기는 빠졌다. 이 가운데 가계부채는 1∼3년 사이에 발생할 중기 위험 요인으로, 발생 확률이 높으면서 영향력도 큰 것으로 꼽혔다.
1년 이내에 한국에서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는 응답이 51%에서 47%로 줄고 ‘높다’가 17%에서 18%로 조금 늘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