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요구서 제출] 李 명령받아 회합주도·압수수색 대비

입력 2013-09-02 17:45

RO 핵심 3인방 역할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는 지난달 30일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RO’ 조직 핵심 3인방(홍순석·한동근·이상호)의 역할이 적시돼 있었다. 국가정보원이 ‘상급 세포책’으로 표현한 이들은 이 의원의 명령을 받아 조직 회합 등을 주도했고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에 대비하기도 했다.

요구서에 따르면 RO의 경기 중서부 지역책인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지난 5월 하급책인 한동근 전 진보당 수원시위원장에게 “USB 같은 것들은 항상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며 압수수색 대비책을 설명했다. 홍 부위원장은 “(압수수색을 당하게 돼도) 변호사가 올 때까지 집행하지 말라. 그러고… USB 조그만 거 같은 경우는 이빨로 깨서 먹거나 어떻게 해도 된다”며 자료 저장장치의 은닉·파손 방법 등에 대해 말했다. 실제 RO는 컴퓨터와 통신·문서 등에 대한 세밀한 보안수칙을 만들어 준수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회합에서 전시를 대비한 대중조직화 등이 중요하며 이를 통한 무장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물질·군사적인 체계도 있어야 되고 일상적인 전시 비상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상황이 다양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무기는 우리 조직보호에 있다”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역량이 잘 보이게 있는(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파출소 등을 탈취하고 군사적 대응을 하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데, ‘동지’들이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조직적이고 무장된 역량으로 임할 수 있게 평소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과 홍 부위원장은 지난 5월 회합에서 권역별 토론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이 고문은 ‘철도와 유류·통신 등 국가기간시설을 차단해야 한다’는 가장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0년 군사훈련을 한 걸 보면 평택 유류탱크를 둘러싼 니켈합금의 두께가 90㎝에 이른다”며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