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프리미엄 과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입력 2013-09-02 16:53
“처음 한두 번은 엄마들이 샀지요. 건강에 좋다기에 한번 먹어나 보자는 심산이었던 게죠. 그런데 맛으로 먹는 과자가 맛도 없고 비싸기까지…, 자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죠.”(유통업계 관계자)
다름 아닌 프리미엄 과자 얘기다.
웰빙 트렌드를 타고 한때 붐이 일 정도로 인기였던 프리미엄 과자가 점점 그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맛으로 먹는 과자인데 정작 심심한 맛에 가격만 비싸다는 이유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마더스핑거) 해태제과(슈퍼 푸드)의 프리미엄 과자가 저조한 매출 때문에 이미 1년 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의 마켓오 닥터유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제품들 또한 매출이 전년대비 -16%(A대형마트 기준)로 저조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마더스핑거를 대신해 지난해 11월 출시된 롯데제과의 ‘롯데키즈트리’ 또한 전체 과자나 초콜릿 중 판매비중이 1%(B편의점 기준) 미만으로 프리미엄 과자 시장의 냉각상태는 심각했다.
이처럼 프리미엄 과자 시장의 저조한 매출 뒤에는 맛으로 먹는 과자가 맛은 없고 가격만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냉철한 평가가 있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처음에 한두 번은 엄마들이 샀다. 하지만 흔한 과자값인 줄 알았는데 한 끼 식사비용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고 더군다나 맛도 없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프리미엄 과자는 유태우(서울대학교병원) 박사가 해태제과에 먼저 제안을 했다가 제품 테스트 중 맛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 거절당하자 이를 다시 오리온에 제안했고, 오리온이 유 박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출시되기 시작했다. 당시 오리온은 과자 시장에 웰빙과 건강을 접목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이 바람에 해태제과는 ‘슈퍼 푸드’를, 롯데제과는 마더스핑거를 각각 출시하면서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출시 후 처음 한두 달은 마케팅의 힘으로 매출이 괜찮았다. 하지만 이후 일부 마니아층의 과자로 전락해 현재는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규봉 쿠키뉴스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