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기상, 보통 자정까지 일·일·일… NYT가 보도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일상

입력 2013-09-01 18:31

‘일, 일, 가족, 그리고 또 일.’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반기문(69) 유엔 사무총장의 일상을 다룬 기사의 제목이다. NYT는 2007년에 유엔의 수장이 된 반 총장이 심지어 일요일에도 직원이나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통화하는 등 잠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인 유순택(68) 여사와 함께 사는 사무총장 관저에는 장성한 3명의 자녀와 4명의 손자가 가끔 찾아와 반 총장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주곤 한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인터뷰에서 “가정생활, 사생활이 거의 없는 게 걱정이지만 그것 또한 사무총장을 그만둘 때까지 내 운명이자 삶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 자신에게는 불만이 없지만 가족들 특히 아내에게는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직접 밝힌 일상은 이렇다. 평일에는 아무리 늦어도 아침 5시에 기상하고 일요일에도 6시에 일어난다. 지구촌 곳곳에 시차가 있는 상황에서 각국 정상들과 수시로 통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토요일이나 일요일도 침대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보통 자정까지는 일한다. 검토해야 할 서류가 항상 많아 가끔은 자정을 넘기기도 한다. 그래도 가급적 자정을 넘기지 않고 대신 기상 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이 밀렸을 때에는 새벽 4시 또는 3시30분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와 러닝머신 등 운동기구가 있지만 거의 이용하지 못한다. 운동량이 적기는 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편이다. 하루 종일 침대에서 뒹구는 사람들도 있는데 컨디션에 오히려 해롭다. 차라리 쉴 새 없이 일을 하는 게 좋다. 가끔 시간이 나면 골프를 친다. 회원권은 없지만 지인들이 초대할 때가 있다. 관저에 조그만 마당이 있는데 멋진 나무가 많아서 특히 5월이 좋다. 자식들이 오면 그곳에서 손자들과 뛰어놀곤 한다. 시간이 허용하면 아주 가끔 아내와 붓글씨를 쓴다.

아침은 한식과 양식을 번갈아 가며 먹고 저녁은 주로 밥과 채소국으로 차려진 한식이다. 1년에 4∼5차례 극장에 가는데 주로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본다. 머리가 아주 복잡한 사람이라 잠시나마 해방될 필요가 있다. 액션영화는 선과 악의 경계가 너무나도 분명하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