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추석 내수 살리기’ 팔 걷었다

입력 2013-09-01 18:23

대기업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내수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협력사에 물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거나 임직원에게 전통시장 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것이 ‘원칙’처럼 굳어지는 모습이다. 자금수요가 집중되는 때에 돈이 돌게 해 협력사 부담을 줄여주고, 지역상권 활성화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삼성그룹은 3∼4일 서울 서초동 사옥과 전국 수요 사업장에서 430여개 자매결연 마을과 연계해 직거래 장터를 연다고 1일 밝혔다. 특히 4일에는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일일 점장으로 참여해 장터 분위기를 북돋울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들은 협력회사에 물품 대금을 당초 예정일보다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명절 귀향비나 선물비, 상여금 등 추석이면 늘어나는 자금 수요 때문에 생기는 자금난을 풀어주자는 취지다. 지난해에는 16개 계열사가 총 7600억원을 일주일 정도 앞당겨 지급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직원에게는 총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상품권)을 나눠줄 예정이다. 정규직 직원에게는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준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사들이 1∼10일에 납품하는 자재의 대금을 정기 지급일인 23일보다 일주일 앞당겨 추석 연휴 전인 16일에 주기로 했다. 자재 대금 조기지급 혜택을 받는 회사는 1276곳으로 금액은 1700억원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설과 여름휴가 때에도 자재 대금을 앞당겨 지급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금 입금일이 1∼2일만 빨라도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인다”며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추석 연휴만큼은 넉넉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추석을 맞아 축산 협력업체에 선급금을 지원한다. 물품을 받기 전에 대금을 먼저 줘 중소 협력업체는 자금 부담을 덜 수 있고, 롯데마트는 추석 때 수요가 급증하는 축산 선물세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추석 선물로 우리 농·특산물 구매하기, 연휴 기간에 지역 관광명소 방문하기 등 ‘한가위 맞이 지역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시하고 14만 회원기업에 서한을 보내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