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대출금리차 17개월 만에 다시 확대

입력 2013-09-01 18:23

금융감독원이 7월부터 동일 담보에 대해 대출금리를 차별하지 말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금리 격차는 17개월 만에 확대됐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잔액기준)는 연 5.09%로 대기업 대출 금리인 연 4.86%에 비해 0.23% 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전월보다 0.02% 포인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 금리 차이는 지난해 2월 0.55% 포인트를 정점으로 16개월 동안 줄어 지난 6월에는 0.21% 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7월 들어 중소기업 신규 취급 대출 금리가 연 4.90%로 전월(연 4.83%)보다 0.07% 포인트 높아진 반면 대기업의 금리는 연 4.48%에서 연 4.38%로 오히려 하락하면서 금리 차가 확대됐다.

일각에선 금리 차 확대가 영업점 방침 변화와 중소기업 신용등급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영업점들이 반기말 성과평가를 앞둔 6월에 영업 강화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대거 적용하다 이를 거둬들이면서 차이가 났고, 대출을 받는 중소기업들 중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이 늘어 중소기업의 평균 금리가 높아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6월 3조2000억원에서 7월에는 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한 시중은행 기업 여신 담당자는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 상대적으로 더 늘었거나 신용대출을 쓴 중소기업 중 등급이 나쁜 업체의 비중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 동일한 수준의 담보를 제공하고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대기업보다 높은 대출 금리를 부과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출기준을 개선하도록 지시했다. 또 새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지난 7월 1일부터 신규대출 및 만기도래 이전의 대출에도 인하된 금리를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