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RO 핵심들, 美·中 등 해외 서버 이메일 통해 전시행동요령 논의”
입력 2013-09-01 18:11 수정 2013-09-02 09:35
국가정보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총책인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핵심 인물들이 해외에 서버를 둔 이메일을 통해 주기적으로 ‘전시(戰時) 행동 요령’ 등을 논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지난 30일 구속된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등 7~8명은 2011년 상반기부터 미국과 중국을 경유하는 방법으로 상호 간에, 혹은 제3자와 비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홍씨 등이 미국의 중간 연락책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연락책이 이를 다시 중국 측 계정으로 보내는 식이다. 국정원은 이 내용이 최종적으로 북측 인사한테도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의 이메일을 장기간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확보한 이메일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북측의 육·해·공 전력이 넘어올 텐데 이에 대비해 우리가 남한에서 어떤 준비 체계를 갖춰야 하는가’ 등을 논의한 자료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런 자료를 근거로 RO 조직과 북한의 연계성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RO 관련자 6~7명이 2011년 이후 최소 두 차례 밀입북한 정황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또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 혐의가 있는 RO 관계자 5~6명에 대해 조만간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미 구속된 3명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의원을 비롯해 국정원의 구속수사 대상이 10명 안팎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수원지법이 이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발송한 체포동의요구서를 2일 재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재가하면 체포동의안은 바로 국회로 넘어가 이르면 3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지호일 정현수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