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증인 김원홍’ 송환 지연에 속타는 SK

입력 2013-09-01 17:43


최태원 SK㈜ 회장 항소심 재판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국내 송환이 늦어지면서 SK그룹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SK그룹은 김씨의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관계를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상태에서 재판이 끝나는 시나리오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1일 “최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경영 공백 장기화로 추진 중인 핵심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7월 31일 대만에서 체포된 지 한 달이 넘었다. 하지만 김씨의 국내 송환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김씨 송환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SK의 속을 태우고 있다.

재계 주변에서는 법무부 등이 김씨 송환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씨와 같이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을 경우 최장 2개월 동안 구금할 수 있기 때문에 김씨는 늦어도 이달 말 이전에는 국내 송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오는 13일 선고 공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자칫 김씨 송환을 불과 며칠 앞두고 판결이 내려지는 상황도 빚어질 수 있다. 다른 SK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김씨의 증인신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는 최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사업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수출 등 핵심 사업들도 이번 항소심 결과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