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대 그룹 ‘마이너스 성장’ 서둘러 막아야

입력 2013-09-01 17:46

삼성과 롯데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 상장사가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1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은 24조35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1% 감소했다. 순이익은 21조5599억원으로 9.31%나 급감했다. 자동차 철강 조선 화학이 주력 업종인 그룹은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삼성과 롯데의 영업이익은 각각 17.9%, 6.8%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성장 구조를 제조업과 수출형에서 서비스업과 내수형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동전의 한 면만을 강조한 단편적인 시각이다. 제조업보다는 금융산업에 주력한 미국 영국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더 고전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미국이 해외로 나간 제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려고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제조업과 수출 부문을 확대하는 동시에 서비스업과 내수 부문도 강화해야 한다. 투 트랙을 유지해야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외풍에 덜 시달리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제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는 보고서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 가운데 88%가량이 상품수출이고, 해마다 상품수지 흑자가 경상수지 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1년 말 현재 제조업 설비투자가 전체의 절반을 넘고, 제조업 연구개발비가 전체의 87.5%에 달한다. 제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도 큰 편이다.

기업의 윤리경영을 강화하는 입법은 필요하고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마저 옥죄는 입법은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법·제도적 뒷받침을 강조했고, 10대 그룹 회장단은 투자 확대와 고용 증대를 약속했다. 우리 경제가 수렁에 빠지지 않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각자의 약속을 실천해야 할 때다. 더 이상 뭉그적거려서는 안 된다.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