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 완수씨 가족의 기구한 사연… KBS1 ‘인간극장’

입력 2013-09-01 17:05


인간극장(KBS1·2일 오전 7시50분)

푹푹 찌는 폭염에 새끼를 낳은 애견 깜둥이를 위한 선풍기, 사과밭을 망쳐놓는 돼지를 쫓으려고 만든 사이렌, 자동으로 깨를 터는 타작기계, 땅을 파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양수기….

이들 물건은 전부 충남 옥천에 사는 농사꾼 노완수(51·사진)씨가 개발한 발명품이다. 젊은 시절 큰돈을 벌겠다며 도시에 나갔다 고향으로 귀농한 그는 효율적인 농사법에 골몰하다 발명가의 길에 접어들게 됐다. 문제는 본업인 농사보다 발명이 더 중요한 일이 돼버렸다는 것.

결국 지난 수십 년 동안 농사일은 아내 박영옥(47)씨가 떠맡았다. 열여덟 살 어린 나이에 완수씨에게 시집 온 그는 황무지를 개간해 지금의 밭 1만6520㎡(약 5000평)를 일궜다. 영옥씨는 발명밖에 모르는 남편이 야속하다가도 완수씨가 아내를 위한 발명품을 내놓으면 매번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2∼6일 같은 시간에 방영될 5부작 다큐멘터리로 완수씨 가족의 일상과 인생 스토리를 다룬다. 이들 부부가 최근 고민하는 건 큰아들 윤호(28)씨의 결혼 문제. 윤호씨는 이들 부부가 아들이 없는 큰형님 댁에 양자로 보냈던 자식이다. 부부는 큰형님의 부탁이 워낙 간곡해 생때같은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고, 오랜 기간 윤호씨로부터 ‘작은아빠’ ‘작은엄마’ 소리를 들어야 했다.

윤호씨가 자신의 이러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건 스무 살 무렵이었다. 그는 낳은 부모와 길러준 부모 사이에서 마음 둘 곳을 못 정해 한동안 방황도 했다. 그러다 최근 자신을 낳아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 결혼식을 올리기로 마음먹었다. 기구한 사연을 가진 이들 가족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까.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