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메르켈 3선 확실… FDP와 다시 손잡기는 만만찮아

입력 2013-09-01 17:26


독일은 이달 22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신임뿐만 아니라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CDU·CSU)의 연정파트너가 어느 당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년간 메르켈정부는 자유민주당(FDP)과 연정을 했다. 중도우파인 CDU·CSU와는 ‘잘 맞는 궁합’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FDP의 인기가 추락하면서 이번에도 두 정당이 손을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금으로선 제1야당이자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과의 대연정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메르켈정부는 이 조합만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2005∼2009년 이미 흑·적 대연정을 겪은 바 있는데, 태생적으로 이념적 성향이 정반대라 정책 수립 때에 여러 번 삐그덕거린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CDU 폴커 카우더 원내대표는 그동안 “SPD가 세금인상 문제에 강력 반대하는 등 완전히 좌파로 돌아섰다”며 대연정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공공연하게 메르켈 총리도 같은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국민들이 대연정을 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최근 독일 공영방송인 ARD의 여론조사 결과 CDU·CSU와 SPD의 대연정이 23%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 정부처럼 CDU·CSU와 FDP, 야당인 SPD와 녹색당 간의 연정이 각각 17%로 2위였다.

CDU로서는 현 연정파트너인 FDP의 선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FDP는 최소 원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치인 득표율 5%를 얻어야 한다. 이에 CDU가 간접적으로 FDP의 선거를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인지 8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서는 FDP의 지지율이 6%대에 진입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메르켈 총리의 3선은 거의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가 지난달 20일 오후 나치의 1호 강제노역장을 찾아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책임을 통감한 부분을 놓고도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60∼7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그의 인기는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2016년 총리직 중도사퇴설’ 등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베를린=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