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 KTX 추돌사고 "신호체계 문제?"… 경부선 역마다 북새통

입력 2013-08-31 13:15

[쿠키 사회] 경부선 대구역에서 발생한 KTX·무궁화열차 추돌사고는 열차의 철로 진입을 알리는 신호체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31일 오전 7시15분 대구역에서 상행선 1204호 무궁화 열차와 충돌한 4012호 KTX가 탈선한 뒤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하행선 101호 KTX와 부딪혔다.

코레일 측은 “1204호 무궁화 열차가 대구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4012호 KTX를 먼저 보내려고 부 본선로에서 2분여간 대기하다 출발해 본선으로 진입하면서 KTX 측면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4012호 KTX는 주말 임시로 증편된 열차다.

사고가 난 KTX 2대와 무궁화열차에는 모두 1366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나 사망자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무궁화호는 KTX가 완전히 통과하고 나서 출발해야 한다”며 “무궁화호가 본선에 들어온 게 사고원인”이라고 말했다.

대구역에서는 2008년 2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역 구내에서 하행선 무궁화 열차와 화물 열차가 선로 합류지점에서 접촉사고를 일으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했던 것. 당시 코레일 측은 “부 본선로에서 대기하던 화물열차가 다른 선로의 출발신호를 오인해 사고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5년 만에 똑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대구역 신호체계와 관제 시스템 등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정부세종청사에 사고대책반을 구성하고 철도안전기획관 및 안전감독관을 대구역으로 급파해 현장감독과 복구를 지휘하고 있다.

한편 열차 사고로 경부선이 마비돼 역마다 북새통을 이뤘다.

약속시간에 늦은 승객들이 고속버스나 코레일 제공 버스를 타기 위해 뛰어다니기도 했다.

동대구역 매표소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환불을 위해 오후까지 줄을 지어 서있어야 했고, 경부선을 이용하던 승객들은 김천·구미역 등에서 내려 고속버스를 갈아타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직후 코레일 측은 43인승 관광버스 80대를 동원해 승객을 운송하고 있다.

서울방면 KTX 이용객의 경우 버스로 김천·구미역까지, 새마을·무궁화호 이용객의 경우 경북 왜관역까지 각각 태워준 뒤 열차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