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금주파수 확보…SKT, C2 블록 할당 받아 선전
입력 2013-08-30 22:38
KT가 1.8㎓ 주파수 인접대역 확보에 성공했다. 빠르면 9월 초부터 KT는 지금보다 2배 빠른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이동통신 3사의 LTE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낙찰가격이 당초 예상치보다 높아 KT가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각각 1.8㎓ 대역과 2.6㎓ 대역의 주파수를 챙겼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주파수 경매 결과 KT의 1.8㎓ 인접대역 15㎒ 폭(D2 블록)이 포함된 밴드플랜2가 최종 승자가 됐다고 30일 밝혔다. KT는 D2 블록을 9001억원에 낙찰받았고, SK텔레콤은 다른 1.8㎓ 대역 35㎒ 폭인 C2 블록을 1조500억원에, LG유플러스는 2.6㎓ 대역 40㎒ 폭인 B2 블록을 4788억원에 가져갔다.
D2 블록은 최초 경매가 2888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금액이고 C2 블록은 4000억원가량 경매가가 뛰었다. B2 블록은 최저경쟁가격에서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 경매는 50라운드까지 진행된 후 밀봉입찰을 통해 최종 승자가 가려졌다.
사활을 걸었던 1.8㎓ 인접대역을 확보한 KT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정된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결과”라며 “기존 단말 교체 없이 LTE 서비스를 할 수 있고, 단기간 내에 고객에게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9001억원은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적정 가격이 5000억~6000억원이라는 평가가 있어 마음이 급한 KT가 높은 가격을 주고 주파수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KT는 빠르면 1~2주 내로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C2 블록을 확보해 1.8㎓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C2 블록을 할당받게 돼 2011년 낙찰받았던 1.8㎓ 대역 20㎒ 블록은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C2 블록이 붙어있는 35㎒ 폭이라 KT가 D2 블록을 받아 광대역을 하듯 SK텔레콤도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이 대역 할당가는 1조500억원으로 주파수 폭을 고려할 때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금전적으로도 큰 무리수를 던지지 않고도 황금주파수 대역에서 광대역화가 가능하게 됐다. 이미 LTE-A 서비스를 하고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한 가지 무기를 더 가지게 된 셈이다. 이미 1.8㎓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고 있어 광대역 LTE 망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시간이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구축할 때보다 적게 든다는 것도 장점이다.
KT와 LTE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유플러스는 KT의 인접대역 확보를 저지하지 못했지만 2.6㎓ 대역 40㎒ 주파수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했다. LG유플러스는 “경매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광대역 네트워크 전국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