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손연재, 주변 기대에 긴장 실수 연발 강한 체력 바탕 위기관리능력 키워야
입력 2013-08-30 18:39
손연재(19·연세대)가 한국 리듬 체조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지만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실수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30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3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 둘째날 곤봉 종목별 결선에서 17.566점을 받아 8명 중 6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전날 볼과 후프 종목에 더해 이날 곤봉 종목(7위)까지 한국 리듬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다. 24명이 기량을 겨루는 개인종합 결선에는 신수지(22·은퇴)와 손연재가 각각 2007년과 2011년에 오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예선에서 종목별 8위 안에 든 선수만이 출전하는 종목별 결선에는 그동안 아무도 오르지 못했다.
주변의 큰 기대에 긴장했던 것일까. 손연재는 올 시즌 최종 목표로 잡았던 이번 대회에서 이전보다 많은 실수를 범했다. 그래서 올 시즌 첫 대회 가스프롬 그랑프리부터 줄곧 이어진 종목별 메달 행진을 이어가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연숙 리듬체조 강화위원장은 “이번에 연재가 감기에 걸려 링거액을 맞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선 연기 때 저지른 실수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지 못한 탓에 뒤에 펼친 연기에까지 영향이 미쳐 결국 집중력을 잃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리듬 체조 최강국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의 텃세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지적은 곁가지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세계무대를 휘어잡으려면 실력으로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손연재가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하려면 실수를 줄이고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는 길 밖에 없다. 또한 정교한 연기를 펼치기 위한 강인한 체력도 갖춰야 한다.
이 위원장은 “작품에 숨어있는 불안한 요소들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훈련해야 한다”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멘탈’을 강화해 즐긴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