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단독 군사공격 시사… 프랑스가 지원 사격
입력 2013-08-30 17:51 수정 2013-08-30 22:33
영국 의회의 시리아 제재 동의안 부결로 시리아 군사 개입에 제동이 걸렸지만 미국은 단독 공격이라도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의회 의결이 필요 없는 프랑스가 지원 사격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의 공조 없이도 수일 안에 시리아를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2011년 리비아 공격 때와 달리 이번 시리아 공격은 규모가 작고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인 만큼 군사적 공조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며 “미국은 동맹국들로부터 외교적 지원을 받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시리아 군사 개입에 동참하지 않더라도 영국 등 동맹국들이 미국의 시리아 군사 개입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해주면 된다는 얘기다.
영국 의회의 시리아 제재안 부결 소식이 전해진 후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영국의 결정을 잘 지켜봤다. 그렇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 가장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화학무기 규범을 어긴 국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믿음”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공격에 나설 태세임을 뒷받침해준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의 화학무기 조사단이 철수한 뒤 곧바로 미국이 시리아 공습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18일부터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현장조사 중인 조사단은 30일까지 조사를 마치고 31일 시리아에서 출국할 예정이다. 때문에 미국의 시리아 공격 여부는 내달 1~2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동맹국의 외교적 지원이다.
영국이 물러선 대신 프랑스가 일단 미국에 힘을 보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30일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제재안이 부결됐더라도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죽인 시리아를 응징하고자 하는 프랑스의 뜻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4개월 이내의 군사공격에 대해선 의회 동의 없이 단독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시리아 공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독자 행동에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이다. 앞서 영국 하원도 정부가 제출한 시리아 제재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벌였으나 반대 285표 대 찬성 275표로 승인을 거부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