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숙면의 선물
입력 2013-08-30 17:05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시 127:2)
최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피곤함을 호소하는데 백방의 조처에도 불구하고 그 피곤함을 떨쳐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빈혈을 의심하고, 간 기능을 의심해 보지만 병원에서의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이라는,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는 답답함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늘 피곤한 이유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은 것 같지 않다. 피곤함의 정의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일상 삶을 돌아볼 때 충분한 잠을 취하지 못했을 때 얼마나 피곤함을 느꼈던가. 잠은 휴식의 의미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결국 조물주이신 하나님은 육체적 정신적 활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잠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휴식을 인간에게 선사한 것이다. 그것은 6일간 일하고 하루는 반드시 쉬게끔 하신 조물주의 성경적 조치와 같은 이치일 것이다.
대체적으로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은 늘 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가진다. 자고 나서도 피곤함이 풀리지 않고, 깨어 있어야 할 낮시간에도 졸려서 꾸벅거리기 일쑤고, 심한 경우는 이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불충분한 수면이 계속되면 피로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이어서 두통, 소화불량 등의 신체적 증상과 함께 집중력과 기억력 감퇴, 식욕 저하, 의욕 상실 등이 나타난다. 결국 수면 부족은 피로감 때문에 나타나는 신체현상을 유발한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으로 오는 이러한 중요한 피곤감을 다른 데서 이유를 찾으려고 유명한 병원들을 찾아 헤맨다는 데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한 육체적 노동을 하거나 수면이 부족하면 일시적으로 피로를 경험하게 된다. 피로는 일상적 활동 후 비정상적으로 지치거나 원기가 부족하여 지속적 노력과 주의를 요구하는 일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 혹은 전반적인 활동 능력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즉 사람들이 호소할 때 단순히 ‘피로하다’는 것 외에 ‘나른하다’, ‘기력이 없다’, ‘원기가 없다’, ‘무기력하다’, ‘의욕이 없다’ 등으로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다. 피로의 원인은 크게 기질적(신체적) 원인과 정신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40∼45%는 일차적으로 정신적 원인에 의해 피로가 오며, 20∼45%에서는 신체적 원인에 의해 피로가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수면으로 돌아가보자. 수면은 피로의 원인 전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종합 처방임을 알 수 있다. 즉 수면은 지쳐있는 중추신경계도 쉬게 해주고 지쳐있는 육체도 쉬게 해주는 것이다. 왜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시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해주는 근거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깊게 잘 잘 수 있을까.
한 마디로 숙면을 가능케 하는 비방이란 사실 존재하기 어렵다. 이미 언론매체를 통해 너무나 많은 ‘잘 자기’를 위한 단편적인 지식들은 알려져 있다. 하나도 빠짐없이 중요한 사실들이다. 그런 수칙을 잘 지켜봄은 말할 것도 없고 정말 수면 문제가 내 건강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했다면 주저함 없이 수면 전문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근래 정말 더운 열대야 때문에 숙면을 못해 피곤하다는 핑계를 찾을 수 있지만 곧 다가올 시원해지는 계절에도 이유를 모르는 피곤함이 지속된다면 엉뚱한 건강검진에 힘을 낭비하지 말고 한번쯤 수면 전문가를 찾는 지혜를 발휘해볼 것을 권한다.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