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수사] 李, 방송통신 비상 매뉴얼 제공받아
입력 2013-08-30 05:04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최근 국회의원 자격으로 국가 주요 전력시설과 ICT(정보통신기술) 및 방송통신 분야의 비상상황 대응 매뉴얼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방통위는 이 의원의 요청을 받고 이와 관련된 일부 자료를 제공했다.
공안 당국은 이 의원이 주도한 비밀조직이 유사시 국가 주요 통신시설 등을 타격하려 계획한 점으로 미뤄 이 자료도 관련 준비 작업에 사용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29일 “이 의원이 지난 6월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력시설과 ICT 관련 두 가지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요청한 자료는 ‘국가 전력공급 중단 시 ICT 및 방송통신 분야 기본대응 매뉴얼’과 ‘국가 전력공급 중단 시 기본 매뉴얼’이다.
방통위는 이 중 ICT 및 방송통신 분야 기본대응 매뉴얼을 이 의원에게 제공했다. 국가 전력공급 중단 시 기본 매뉴얼은 행정안전부 소관이어서 ‘행안부에 요청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 당국은 이 의원 측이 추가로 정부 주요 시설 관련 자료를 요청해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이 의원 조직의 비밀회합 녹취록에 따르면 남한의 주요 거점 시설을 파괴하려 한 정황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며 “진보당 관계자들이 국회 상임위별로 다양한 정부 주요 시설의 긴급상황 대응 매뉴얼 등을 요청해 열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회 관계자는 “이런 매뉴얼을 요청한 이면에는 정부의 대응 방법을 파악해 제2, 제3의 행동을 준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