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조정대회 ‘부유식 도로’ 효용성 논란… 세계 중계상황 예상밖 저조
입력 2013-08-29 21:45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부유식 방송중계 도로에 대한 효용성 논란이 일고 있다. 조정 종주국인 영국 등 유럽을 제외하면 시청권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유명무실 상황에 처했다.
29일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조직위는 총 사업비 93억원을 들여 물 위에 1.4㎞의 부유식 중계도로를 설치했다. 방송 중계차량이 이동할 수 있는 스티로폼이 들어간 35개의 콘크리트를 연결한 형태다.
조직위는 애당초 이 중계도로에서 제작한 영상을 전 세계 30억명 이상이 시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 인구가 전부 시청해도 5억명에 불과한데다 중계 상황도 예상보다 저조해 ‘과대 포장’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조정연맹(FISA)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 세계 중계권 현황을 보면 FISA 137개 회원국 중 16개국 방송사가 주요경기를 중계한다. 유럽 10개국을 제외하면 브라질,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한국, 중국이 전부다. 이웃 나라인 일본과 미국은 중계권 계약을 하지 않았다. 중계권이 없는 나라들은 유럽지역에 송출하는 Eurosport1과 독일 국제방송국 Deutsche Well을 통해 시청할 수도 있다.
국내에선 8일간의 경기에서 30일과 다음달 1일 2차례(3시간50분) 전국에 생중계한다. 29일 오후 예정된 생중계는 녹화중계로 변경됐고, 31일에는 충북 전역에서만 시청 가능한 생중계가 예고된 상태다.
이 도로의 활용계획도 문제다. 다음 달 1일 대회가 끝나면 부유식 중계도로는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로 재탄생한다. 이럴 경우 설치비가 93억원이어서 m당 660만원인 ‘귀족’ 자전거도로가 생기는 셈이다. 도로 포장용 아스콘으로 건설하는 폭 3.5m 자전거도로의 경우 m당 비용이 200만∼250만원이다.
충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최윤정(48) 정책국장은 “세계 최초의 부유식 중계도로에 대한 활용이 미비해 아쉽다”며 “많은 시민들이 시청 가능한 시간에 중계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위 관계자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조정이 비인기 종목에서 탈피하는 좋은 계기로 삼으려 했지만 중계방송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분위기가 뜨지 않아 고민이다”고 말했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