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대거 초청 부활 노린다…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화려한 막 올라

입력 2013-08-29 18:31 수정 2013-08-29 22:57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 섬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베니스영화제는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거장감독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몰려드는 칸에 뒤처지고, 급부상한 토론토국제영화제에도 밀려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영화를 비롯한 영어권 작품을 대거 초청하고 다양한 이슈의 화제작을 내세워 부활을 꾀했다. 거장급 감독뿐 아니라 도전적이고 패기 넘치는 신인 감독들을 불러 모은 점도 눈에 띈다.

미국영화에 대한 구애는 개막작에서 알 수 있다. 개막작은 조지 클루니, 샌드라 불럭 주연의 3D영화 ‘그래비티’. ‘위대한 유산’과 ‘마더 앤 차일드’의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남녀 박사가 우주선과의 연결이 끊어지고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경쟁부문 초청작 20편 중에도 미국영화가 가장 많은 5편이고, 영국영화 3편, 호주영화 1편 등 영어권 작품이 강세다. 할리우드 스타배우 제임스 프랭코는 자신이 감독과 주연을 겸한 ‘차일드 오브 갓’을 들고 감독으로 베니스를 첫 방문한다.

미국 정치인을 소재로 한 영화도 있다. J. F 케네디가 총격 직후 병원에 후송돼 일어나는 며칠간의 이야기를 담은 ‘파크랜드’, 이라크 전쟁 당시의 미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언노운 노운’ 등이다.

영국영화로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더 제로 테오레마’가 눈길을 끈다. 맷 데이먼, 틸다 스윈튼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이밖에 캐나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톰 엣 더 팜’, 이탈리아 엠마 단테 감독의 ‘비아 카스텔라나 밴디에라’와 미국영화 ‘나이트 무브’도 황금사자상에 도전한다.

이에 따라 개막작 주인공인 조지 클루니, 샌드라 불럭 이외에 경쟁부문 후보작의 주연인 잭 에프론, 제시 아이젠버그, 다코타 패닝, 니콜라스 케이지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베니스를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던 한국영화는 경쟁부문에 단 한 편도 초청되지 못했다. 김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만 비경쟁 부문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한편 ‘엑소시스트’로 유명한 미국의 윌리엄 프레드킨 감독이 명예황금사자상을, 폴란드의 거장 안제이 바이다 감독이 공로상에 해당하는 페르솔상을 수상한다. 11일간의 일정으로 100여 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베니스영화제는 다음 달 7일 폐막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