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 마을에 ‘자스’가 들어왔다
입력 2013-08-29 18:07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로 유명한 그룹 코나의 배영준(44)은 1999년 한재원(39), 김상훈(38)과 함께 일렉트로닉밴드 더블유(W·Where The Story Ends)를 결성했다. 두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이들은 2008년 여성 보컬 웨일(Whale·본명 박은경)과 함께 더블유앤웨일(W&Whale)로 활동을 시작, 발표곡 ‘알피지 샤인(R.P.G Shine)’으로 대중에게 깊이 각인됐다.
이런 더블유가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보컬 자스(JAS·본명 장은아·30)를 영입한 뒤 ‘더블유앤자스(W&JAS)’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발표한 것. 26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만난 더블유앤자스는 “자스의 목소리가 가진 힘을 믿고 진행한 작업”이라며 “자스가 합류하면서 완전히 새로워졌기 때문에 앨범 제목도 ‘뉴 키드 인 타운(New kid in town)’으로 정했다”고 했다. ‘더블유’라는 마을에 ‘자스’가 들어오면서 그간 자주 사용했던 기계음보다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자주 등장하는 것이 새롭다.
멤버 한재원은 “자스는 가사 표현 능력이 좋고, 노래의 기승전결을 구성할 줄 아는 능력이 탁월했다”며 “성격도 활발해서 단절된 사람으로 살아온 다른 멤버들도 활동적이고 의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음악도 서서히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룹 러브홀릭스의 객원멤버로 활약한 자스는 지난해 케이블 방송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에도 출연한 실력파 보컬. “더블유의 음악을 너무 좋아했었고 늘 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어요. 더블유와 함께하는 보컬들을 보며 보컬리스트의 자리가 저런 곳이 아닐까 하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오디션 보는 날도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습니다.”(자스)
앨범 타이틀곡인 ‘그린(Green)’은 자스와 김상훈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곡으로 “뭐라도 되겠지, 어떻게 되든지…”라며 사랑에 대한 망설임과 희망을 담았다. 가사엔 가수 루시드 폴(본명 조윤석)의 노래 ‘고등어’의 가사와 소설가 김중혁 작품 ‘악기들의 도서관’의 문장도 차용돼 있다. 배영준은 “두 분 다 흔쾌히 허락해줬다”며 “김중혁은 ‘앨범을 가보로 보관하겠다’고 해줘서 기뻤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발라드 장르의 ‘별을 쫓는 아이’, 클럽 공연을 하며 수없이 수정해 애착이 간다는 ‘나비효과 속의 한 마리 나비처럼’ 등이 담겼다. 발랄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사와 시원한 사운드가 ‘더블유만의 색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은 배영준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더블유앤자스로 음악인생을 마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우리가 음악을 계속해도 괜찮겠다’는 자부심이 조금 생겼거든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