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원더스구단주 색다른 도전… 美 독립리그 입단

입력 2013-08-29 17:57 수정 2013-08-29 22:28

국내 첫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허민(37) 구단주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선수 출신이 아니면서도 8년 동안 너클볼을 연마한 끝에 미국 독립리그 투수로 정식 입단하게 된 것이다.

고양 원더스는 29일 “허 구단주가 미국 캔암리그 소속 락랜드 볼더스에 진출한다”며 “지난 8년간 너클볼을 연마하고,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한국인 너클볼 투수로 미국에 진출하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한국 IT 산업의 성공한 기업인 중 하나인 허 구단주는 넘치는 야구 사랑으로 특별한 행보를 걸어왔다. 2011년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버클리음대를 나와 현재 위메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허 구단주는 2009년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너클볼 투수 필 니크로에게 찾아가 너클볼을 사사받는 등 수년간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난 2년간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을 수시로 찾아가 투구폼과 견제, 수비 등 투수 훈련도 받았다. 현재 90㎞ 초반 구속의 너클볼이 주무기이며, 날카로운 제구의 투심과 포심을 섞어서 구사한다. 너클볼(knuckle ball)은 공이 거의 회전하지 않아 홈플레이트에서 예측 불가능하게 변하는 일종의 변화구이다.

캔암 리그는 미국의 독립리그 가운데 하나로 마이너리그 싱글A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1936년 창단 이후 몇 차례 변화를 거쳐 2005년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뉴욕시 인근 3개 팀과 캐나다 동부 2개 팀 등 5개 팀이 연간 100경기를 치르고 있다. 허 구단주가 뛰게 될 락랜드 볼더스는 캔암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지난해 16만1375명(경기당 3293명)이 홈경기장인 프로비던트 뱅크 파크를 찾았다.

허 구단주는 “원더스 선수들뿐만 아니라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돼서 기쁘다. 앞으로도 더 높은 무대를 위한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라는 입단 소감을 밝혔다.

허 구단주는 올 초부터 애리조나와 텍사스, 시애틀의 루키팀 입단 테스트를 받으며,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타진했다. 지난 6월에는 시애틀 루키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2이닝 1안타, 2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으며, 구단 관계자로부터 너클볼 구위가 준수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출신이 아닌데다 경기 경험이 부족해 마이너팀 입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허 구단주는 이에 굴하지 않고, 독립리그의 문을 두드린 결과 당당히 프로선수가 되었다.

허 구단주는 올 시즌 안에 1∼2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부터 스프링 캠프를 거쳐 시즌 풀타임 출전에 도전하게 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