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에게 더 독한 은행들… 대출 가산금리 확 높여

입력 2013-08-29 17:41


신한·KB국민·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저신용 서민들에게 대출 가산금리를 상대적으로 더 걷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 원리만 내세우면서 저소득층을 배려하는 ‘따뜻한 금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살펴보면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고객보다 저신용등급 고객의 가산금리를 더 올리는 등 차별을 뒀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자금조달 비용과 상환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기본금리에 덧붙이는 금리로 은행마다 다르며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서도 다르게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로 신용도 1∼3등급에는 0.99%를, 7∼10등급에는 1.56%를 각각 적용했다. 지난 2월에는 1∼3등급은 0.98%, 7∼10등급은 1.14%였다. 6개월 사이 1∼3등급의 가산금리는 0.01% 포인트 상승한 데 반해 7∼10등급의 가산금리는 0.42% 포인트나 올랐다.

저신용층이 가산금리의 혜택을 더 적게 받는 상황은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3등급의 주택대출 가산금리를 0.86%에서 0.51%로 0.35% 포인트 낮췄다. 7∼10등급의 주택대출 가산금리는 1.17%에서 0.90%로 0.27% 포인트 낮아져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었다.

농협은행도 1∼3등급 주택 가산금리를 1.10%에서 0.82%로 0.28% 포인트 낮췄지만 7∼10등급의 가산금리는 1.14%에서 1.04%로 0.10% 포인트만 낮췄다.

저신용등급의 대출상환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가산금리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3등급의 가산금리를 0.19% 포인트 낮춘 반면 7∼10등급의 이자 부담은 0.25% 포인트 줄였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1∼3등급의 경우 각각 0.13% 포인트, 0.23% 포인트 7∼10등급은 0.17% 포인트, 0.24% 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품마다 금리가 다른데 공시된 가산금리는 전달의 취급 평균치로 산정된다”며 “은행이 판매한 상품의 포트폴리오에 따라서 수치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새희망홀씨대출과 같이 금리가 높은 저신용등급 대상의 상품이 많이 팔리면 금리 평균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용등급별 금리 인하 차이가 은행의 인위적 차등 조정이 아닌 금리공시제도의 한계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등급에 따라 금리 인하 폭을 다르게 하지는 않는다”며 “우대금리 적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대부분 고신용등급자인 만큼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