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중견기업 대표단과 오찬 “중소→ 중견→ 대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

입력 2013-08-29 17:43 수정 2013-08-29 22:13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국내 중견기업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전날 대기업 회장단과 만나 투자 확대를 요청하며 적극 ‘구애’를 폈던 모습과는 다르게 ‘성장 사다리’ 구축을 강조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오찬에서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주시는 분들”이라며 “사람도 허리가 튼튼해야 건강할 수 있듯이 중견기업이 튼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에서 가운데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중견기업이 국가경제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독일이 중소·중견기업의 견실한 성장에 힘입어 통일 후 경기침체를 벗어난 사례를 소개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튼튼하게 나가는 뿌리가 ‘히든챔피언’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의 R&D(연구·개발)를 위한 세제 혜택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고급기술이 즉각 중견기업에 이전될 수 있도록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은 대기업에 비해서 유연한 조직과 개방적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고 또 벤처기업에 비해서는 R&D나 네트워크, 해외진출 노하우 등에서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중견기업만의 장점을 잘 살려나가서 중견기업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면 창조경제와 경제 활성화에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견기업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별도의 지원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구현 과정에서 중견기업의 역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새 정부는 신아이디어, 신기술, 신산업을 육성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꿈과 도전정신을 가진 우리 청년들이 창조경제의 틀에서 새로운 창조와 개발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도움을 주시고 또 역할을 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날 공개했던 창조경제 사이트를 거듭 거론하면서는 “다양한 잠재력이 있는 한국의 끼와 아이디어를 찾아낼 것이다. 중견기업에서도 많은 조언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중견기업 대표들은 각종 사업상 어려움을 쏟아냈다. R&D투자 세액공제 적용 대상 확대, 세제혜택을 통한 자발적인 일자리창출 유도, 중견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을 요청했다. 한 참석자는 “금년부터 시행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대상에 중소·중견기업까지 포함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일감몰아주기에 억울하게 당하는 예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되지만 건설적으로 하는 일까지 손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며 “옥석을 가리고 엉뚱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겠다”고 밝혔다.

강호갑 회장을 비롯한 중견기업연합회 회장단 30명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등이 같이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