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참사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노동자 돕자” 세계교회 손잡았다
입력 2013-08-29 17:33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세계 교회가 손잡고 나선다. 영국과 캐나다, 미국 등의 교회들이 다음 달 5일 영국 런던에 모여 의류유통업체와 정부에 방글라데시 공장의 임금인상과 안전대책 확보,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에큐메니컬뉴스가 29일 보도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다카 인근 의류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해마다 수차례 발생해 직원들이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다카에서 30㎞ 떨어진 사바르의 라나플라자 공장에서 불이 나 1127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치는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그동안 의류공장의 노동자들을 위해 활동해 온 방글라데시의 교회들은 라나플라자 화재 이후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방글라데시 교회 연합의 폴 사커 총무는 “이곳에서는 사회 정의를 위해 교회가 열정적으로 싸우고 있다”며 “세계 교회의 도움과 지지가 이어진다면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성공회가 중심이 된 다음 달 5일 회의에서는 글로벌 경제 정의를 요구하는 협약을 제정하고, 소비자들이 의류업체에 방글라데시 공장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실천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영국 성공회와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영국 감리회, 네덜란드 장로교회, 영국 연합선교회, 옥스퍼드 선교회 등이 협약 초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들은 성탄절 전까지 구체적인 대책이 실행되지 않으면 방글라데시에 하도급 공장을 둔 의류업체의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존 크리스티 전 총무는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 교회와 연합해 그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통 망고 H&M 등 세계적인 의류브랜드의 하도급 공장이 밀집해 있는 방글라데시에는 400만명이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약 200원이다. 영국의 기독교연구센터 에클레시아는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은 훨씬 더 적다”며 “방글라데시 평균 생활비의 14%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데다 환경도 열악해 1985년 이후 공장 붕괴와 화재로 숨진 노동자만 18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여기서 생산되는 옷들은 대부분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며 한국 일본의 일부 의류업체들도 방글라데시에 하도급 공장을 두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