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월 첫 해외 인도 앞두고 추락한 T-50

입력 2013-08-29 17:24

공군의 주력 고등훈련기 T-50 1대가 28일 오후 훈련 중 광주광역시 농지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30대의 두 젊은 ‘빨간 마후라’가 순직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고 직후 공군은 김형철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구성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대당 가격이 2500만 달러에 이르는 T-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1997년부터 2005년까지 2조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 최고 속도 마하 1.5의 초음속 훈련기다. T-50은 기체에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F-22, F-35같은 5세대 전투기 조종사 훈련기로 적합하다.

2005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0대가 공군에 배치된 이래 3만 시간 이상 무사고 비행을 기록했을 만큼 안전성도 검증됐다. 전시에는 전투기로도 사용할 수 있어 T-50을 보유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마디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등훈련기라는 얘기다.

정부는 항공우주산업을 미래성장동력의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T-50은 그 출발점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5월 인도네시아와 처음으로 T-50 16대 수출계약을 맺었다. 다음달에는 1차로 2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해 이라크, 필리핀, 칠레 등과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와중에 T-50이 추락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T-50 계열인 T-50B 1대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T-50B 추락 원인은 기체결함이 아닌 정비 불량으로 밝혀졌지만 잇따른 국산 고등훈련기 사고가 T-50의 명성과 안전성에 누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수출에도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T-50은 세계 훈련기 시장을 놓고 이탈리아의 M-346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M-346은 공중급유와 암람 공대공 미사일 장착이 가능하다. T-50이 갖추지 못한 성능이다. 영국의 호크-128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한 치의 허점도 보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