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박진석] 웰-에이징

입력 2013-08-29 17:23


지난 8월 26일 부산에서 6일간의 일정으로 “제27차 IUSSP 세계인구총회”가 개최되었다. 특히 이번 총회는 세계인구가 70억명을 돌파한 시점에 열리는 회의로 2500명 이상의 국내외 관계자들이 참가하여 열리고 있다. 1987년 세계인구가 50억을 돌파했을 때 유엔은 ‘세계인구의 날’을 제정한 바 있다. 그로부터 3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세계 인구는 무려 20억 명이나 증가했다. 세계 인구가 지난 30년간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저출산, 고령화’라고 하는 선진국형 인구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제3세계권에서는 다산의 문제와 빈곤, 질병, 기아와 같은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인구 문제에 있어서도 세계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 우리 정부의 각종 시책들은 아이 많이 낳기를 웰-커밍(Well-Coming)하고 있다.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것을 웰-커밍(Well-Coming)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인 당사자들에게 당장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 과제는 웰-에이징(Well-Aging)이다.

웰-에이징(Well-Aging)은 웰-빙(Well-Being)과 웰 다잉 (Well-Dying) 사이에 존재하는 과제이다. 잘 살다가 잘 죽기 위해서는 잘 나이 들어야 하는 것이다.

노인문제는 세계의 고민거리

구한말 선교사였던 미국인 의사 호레이스 알렌은 당시 조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나이 들어 죽는 것이 두렵지 않고 즐거운 ‘노인 천국’이 바로 조선이다.” 그의 눈에 노인들을 공경하는 당시 조선의 사회적 분위기가 퍽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21세기의 한국은 결코 노인 천국이 아니다. 평균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은퇴 연령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는 분명 웰-에이징(Well-Aging)이다. 이것은 국가와 개인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공통의 과제이다.

시니어의 지혜와 활약 절실

오래전에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창의적인 대안들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을 중심으로 세워지기 시작한 ‘U3A’(University of 3rd Age)는 단순한 노인대학 차원을 넘어 은퇴한 시니어들이 서로의 지식을 활발하게 나누는 대학으로 최근에 한국에도 세워지기 시작했다.

또 시니어들의 풍부한 사회적 경험과 지식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수해주는 교육 훈련 회사인 ‘디어메이징스’와 같은 사례는 은퇴자들이 단순히 사회적 짐이 아니라 그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활동적인 노년(Active Senior)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은퇴자들의 로망 중의 하나가 귀농, 귀촌이다. 갈수록 농촌으로의 회귀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한 세대 전과는 확연히 다른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은퇴자들의 욕구와 트렌드를 잘 살릴 수만 있다면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농어촌 지역이 새로운 기회와 축복의 땅으로 변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은퇴자들의 경륜과 전문 지식을 사회적 개혁과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문화를 창출하는 국가가 새롭게 세계를 이끌어가는 모델 국가가 될 것이다. 이것은 분명 더 고차원적인 지혜의 영역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로운 웰-에이징 시니어(Well-Aging Senior)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지혜가 시니어들의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늙은 자에게는 지혜가 있고 장수하는 자에게는 명철이 있느니라.”(욥기 12장 12절)

박진석 (기쁨의 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