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눈으로 본 얼음 속의 기후변화
입력 2013-08-29 18:37
얼음의 나이/오코우치 나오히코(계단·1만8000원)
기후변화를 담아낸 책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 기후변화의 위협과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그친다. 한편에선 기후변화를 국가 간 정치적 어젠다나 비즈니스로 본다. 또 먼 미래의 일이라는 낙관자의 시선도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시선들 사이로 과학을 끌어들인다. 먼저 과거의 기온과 수온을 측정하고 육지와 바다 구조를 관찰한 뒤 기후상황을 복원해본다. 진흙과 얼음을 단서로 과거 기후상황을 밝히고 여기에 역사적 맥락을 겹쳐 보면서 당시 지구를 상상해보기도 한다.
저자는 기후 과학 초기, 기후변화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소개한다. 1950년대 말 그린란드 대륙 빙하 한복판에 지어진 캠프 센추리는 냉전 중 소련의 침입을 감시하고 군수물자 수송을 연구할 비밀기지였다. 군사적 목적으로 지어진 이곳에서 1966년 빙하코어 시추를 성공하면서 우연히 기후변화 연구의 문이 열린다. 하지만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한 캠프 센추리는 시추 1년 만에 주변 얼음의 유동이 빨라져 폐쇄된다. 기후는 결국 에너지 문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의 생물지구화학연구소 프로그램 디렉터인 저자가 기후변화의 원리와 본질, 과거 기온과 태양의 영향, 기후변화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윤혜원 옮김.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