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제2의 고향 삼은 ‘아프리카의 딸’
입력 2013-08-29 18:37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모니카 마시아스(예담·1만3800원)
저자는 1972년 아프리카 적도기니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강력한 탈식민주의 정책을 펼쳤는데, 79년 국방장관이 일으킨 쿠데타로 실각하고 만다.
결국 아버지를 뺀 그의 가족들은 과거부터 친분이 있던 김일성 주석이 통치하는 나라, 북한으로 피신한다. 저자의 나이 일곱 살 때였다. 가족들은 북한에 오래 체류할 거란 생각은 없었지만 아버지가 자국에서 처형되면서 평양에서 16년을 살게 됐다.
책은 온갖 고난 속에도 자신만의 삶을 개척한 저자의 모습이 기록된 자전 에세이다. 그는 북한에서 교육을 받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국의 식민지배국인 스페인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식모와 댄서,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며 자본주의를 경험한다. 미국의 실체를 알고 싶어 미국 생활도 했다.
특히 2007년부터 2년간은 한국에 머물렀다. 그는 북한 사람의 외모나 입맛이 똑같은 남한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마음의 고향’인 북한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 궤적을 두고 여러 나라에서 출판 제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자신에겐 또 다른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한국에서 책을 내고 싶어 국내에서 먼저 발간하게 됐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