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대기업 회장단 오찬] 눈길 끈 총수들·재계 반응
입력 2013-08-28 22:25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들 간 28일 오찬간담회에서 3명의 대기업 회장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수행원의 부축을 받기는 했으나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폐렴 증상으로 입원까지 했던 이 회장은 이번 오찬간담회 참석을 통해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켰다.
발언할 내용을 메모로 준비해 꺼내 읽은 이 회장은 ‘모범답안’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유발언 이후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파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래서 투자·고용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 등을 강조했다.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공식 데뷔전을 치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박 회장은 ‘눈이 너무 좁다’, ‘턱이 너무 높다’ 등의 비유를 써가며 국내 경제 상황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또 재계를 대표해 “통상임금은 공멸의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상공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을 때는 참석 회장들의 많은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포도주스가 담긴 잔으로 건배 제의를 하기도 했던 박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박 회장은 “박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노력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애쓰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졌다”면서 “회의가 틀에 짜여 있지 않고 박 대통령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진행하면서 참석 회장들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한 뒤 배석한 정부 관계자에게 조치를 지시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주력기업이 유통 분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역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롯데그룹이 직접 제작해 배포한 비닐 장바구니를 오찬간담회장에 갖고 와 보여주기도 했다.
재계는 이번 회동 결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오찬간담회가 정부와 재계가 손을 맞잡고 경제활성화에 나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쳤다.
특히 재계는 박 대통령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을 신중히 추진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민주화 입법과 경제사정 등으로 위축됐던 기업의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기업 회장들의 발언처럼 기업들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