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위안부 문제 日 해결 촉구
입력 2013-08-28 19:10
1990년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한 할머니는 239명이었다. 현재 생존자는 56명이다. 이달에만 이용녀·최선순 할머니가 세상을 떴다. 미국 하원이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사건’으로 규정한 일본군 위안부 사건을 말해줄 증인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셈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앞으로 5년인 것 같다. 제대로 사과 받고 할머니들을 보내드리려면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말했다.
여가부 주최로 28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코윈·KOWIN)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특별세션’은 그래서 특별한 자리였다. 코윈은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온 법률인, 기업가, 교수, 의사 등 전문직 여성 종사자 550여명이 참석한 리더들의 행사다. 이곳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 할머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8년간 끌려 다니며 겪은 성적 폭력에 대해 증언했다. 세션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소재로 한 그림책 ‘꽃할머니’의 작가 권윤덕씨, 애니메이션 ‘소녀 이야기’의 김준기 감독,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등도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할머니는 “그 피맺힌 세월을 누가 알겠느냐. 여러분들은 알겠느냐. (나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과 받고) 하루라도 마음 편히 살다 가고 싶다”며 “세계 각지에 우리처럼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분이 힘을 합쳐서 후손들은 마음 놓고 살아가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를 향해 △아시아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 사실 인정 △사과 및 피해보상 △올바른 역사 교육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대전=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